2026년 2월 12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ChatGPT Pro 1개월 이용권이 2만9천원에 올라와 사흘 만에 완판됐다. 1인당 5개 한도를 채운 사람 기준으로, 2026년 7월 중순인 지금이 딱 이용권이 바닥나는 시점이다.
Pro 정가는 웹 결제 기준 월 200달러, 약 29만원이다(OpenAI 공식 요금·한국경제 2026년 2월 보도 기준). 그러니까 다들 90% 할인으로 다섯 달을 산 셈인데, 그 다섯 달 동안 Codex로 에이전트를 만들고 스킬을 쌓고 AGENTS.md를 다듬은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고백하자면 저는 이 대란 이후의 풍경이 더 걱정됐다. 저도 볼트에 에이전트 정의 파일 27개, 스킬 40개를 온톨로지 형태로 쌓아두고 세 런타임에 걸쳐 굴리는 입장이라, 이용권이 끝난다는 건 요금 문제가 아니라 이삿짐 문제라는 걸 안다.
그래서 이 글은 “어느 AI가 더 똑똑한가” 글이 아니라 이사 판단 글이다. 먼저 2.9만원 Pro 시대가 끝나면 정확히 뭐가 사라지는지 정리하고, 선택지 넷을 비용과 이사 난이도로 비교한 뒤, 에이전트·스킬 자산 기준의 결정 트리를 그린다. 읽고 나면 최소한 “짐도 안 세어보고 이삿짐센터부터 부르는” 실수는 피할 수 있다.
상황 정리: 2.9만원 Pro가 끝나면 사라지는 것
카카오 프로모션의 본질은 Pro 등급을 Plus 가격 수준에 쓰게 해준 것이다. Pro는 Codex 사용에서 사실상 한도 걱정이 없는 등급이라, 이 5개월 동안 CLI로 하루 종일 에이전트를 돌리고, 클라우드 작업을 병렬로 던지고, 서브에이전트 팀을 굴리는 습관이 몸에 뱄을 것이다. 문제는 그 습관의 원가가 월 2만9천원이 아니라 29만원이었다는 점이다.
절벽은 이중이다. 하나는 이용권 소진과 함께 Pro 등급이 끝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OpenAI가 운영하던 Codex 사용 한도 2배 확대 프로모션도 2026년 5월 31일로 이미 끝났다는 것이다(OpenAI Codex 요금 안내 기준). 그러니까 Plus로 내려가면 “예전 Plus보다도 체감상 빡빡한” 한도에서 Codex를 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재판매 기대도 접어두는 게 안전하다. 카카오는 추가 판매 계획에 대해 “현재로서는 미정”이라고 밝혔고(뉴시스 2026년 2월 19일 보도), 오히려 5월에는 이용권을 다량 보유한 사용자들이 환불 안내를 받는 일까지 있었다(파이낸셜뉴스 2026년 5월 보도). 2.9만원 Pro는 상시 요금제가 아니라 지나간 이벤트로 보는 게 맞다.
선택지는 넷이다
| 선택지 | 월 비용 | Codex/에이전트 사용감 | 이사 난이도 |
|---|---|---|---|
| ① Pro 정가 잔류 | $200 (약 29만원) | 지금과 동일 | 없음 |
| ② Plus 다운그레이드 | $20 | Codex 한도 큰 폭 축소 | 없음 |
| ③ Claude Code로 이사 | Pro $20 / Max $100~200 | 서브에이전트·훅 성숙 | 중간 |
| ④ Antigravity로 이사 | Google AI Pro 2만원대 / Ultra $249.99 | AGENTS.md·스킬 호환 좋음, 쿼터 리스크 | 낮음~중간 |
①은 판단이 제일 쉽다. 5개월 동안 Pro 한도를 실제로 꽉꽉 채워 썼고 그게 월 29만원어치 가치를 냈다면 그냥 내면 된다. 다만 “혹시 몰라서 Pro”였다면, 90% 할인가에서 생긴 소비 습관을 정가로 연장하는 것뿐이다. 대란 때 산 건 현명한 소비였지만, 정가 연장은 별개의 결정이다.
②는 에이전트를 가끔만 쓰는 사람의 답이다. 챗 위주로 쓰고 Codex는 일주일에 몇 번이라면 Plus로 충분하다. 이사도 필요 없다. 이 글의 나머지는 ②로 해결이 안 되는 사람, 그러니까 에이전트·스킬을 자산으로 쌓아버린 사람을 위한 내용이다.
③과 ④를 고르는 기준이 이 글의 핵심인데, 그 전에 용어 두 개만 사람말로 번역하자. AGENTS.md는 새로 온 알바생에게 주는 매장 매뉴얼이다. “우리 가게는 이렇게 일한다”를 적어두면 어떤 에이전트가 와도 먼저 읽고 시작한다. Linux Foundation 산하 재단이 관리하는 공개 표준이라 Codex, Cursor, Copilot, Gemini CLI가 전부 네이티브로 읽는데, 정작 Claude Code만 CLAUDE.md라는 자기 매뉴얼을 고집한다(GitHub 공식 이슈 #6235에 5,200개 넘는 반응이 달린 지원 요청이 아직 열려 있다). 스킬은 코팅해둔 레시피 카드다. SKILL.md 하나에 절차와 재료(스크립트, 템플릿)를 묶어두면 에이전트가 요청을 받았을 때 그 카드를 꺼내 그대로 조리한다. 다행히 이 카드 형식은 세 도구가 거의 같은 문법을 쓴다.
④의 쿼터 리스크는 짚고 가야 한다. Antigravity는 2026년 3월 개편 때 무료 티어 일일 요청이 250회에서 20회로, Pro도 약 500회에서 100회 수준으로 줄고 갱신 주기가 5시간에서 주 단위로 바뀌면서 사용자 항의가 컸다(The Register 2026년 3월 12일 보도 기준). 상위 플랜은 월 $249.99까지 올라간다. 카톡 대란급 사용량에 익숙해진 사람이 기능만 보고 이사하면, 쿼터 벽에서 다시 이삿짐을 싸게 된다.
옮기기 전에 짐부터 세자: 내 자산은 네 종류다
저처럼 에이전트와 스킬을 온톨로지 형태로 쌓아둔 사람이라면, 이사 비용은 도구 학습이 아니라 자산 이식에서 나온다. 짐은 네 종류로 나뉜다.
첫째, 지시 파일이다. AGENTS.md에 적어둔 프로젝트 규칙, 코딩 표준, 금지 사항. 둘째, 스킬이다. SKILL.md와 딸린 스크립트들. 셋째, 서브에이전트 정의다. 역할, 사용 도구, 모델 지정이 든 md 파일들. 넷째, 배관이다. MCP 서버 설정, 훅, 권한 프로필 같은 실행 계층.
제 볼트 기준으로 세어보면 지시 파일 계층이 3단, 스킬 40개, 에이전트 27개, 그리고 MCP·헬퍼 스크립트가 배관으로 깔려 있다. 이 중 앞의 세 종류는 대부분 마크다운이라 이식성이 좋고, 진짜 발목을 잡는 건 넷째 배관이다. 이건 뒤에서 따로 다룬다.
결정 트리: 꼭 Codex여야 하나
Q1. 5개월 동안 Pro에서 실제로 뭘 썼나?
├─ 챗·검색 위주, Codex는 가끔
│ → ② Plus 다운그레이드. 이사 불필요, 이 글은 여기서 닫아도 됨
├─ Codex를 매일 돌렸지만 월 29만원은 부담 → Q2로
└─ Codex 헤비 + 월 $200 지불 의사 있음
→ ① Pro 정가 잔류. 단, 자산은 표준 형식으로 정리해둘 것
Q2. 내 자산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나?
├─ AGENTS.md + 스킬 중심 (표준 지향)
│ → ④ Antigravity 우선 검토. 둘 다 AGENTS.md 네이티브라
│ 이식이 가장 얇다 → Q3
└─ 서브에이전트 팀 + 훅 중심 (운영 자동화 지향)
→ ③ Claude Code 우선 검토. 팀 구성과 lifecycle hook이
가장 성숙 → Q4
Q3. 하루에 에이전트를 몇 번이나 돌리나?
├─ 가끔 (일 20회 미만) → Antigravity 무료/Pro로 시작해도 됨
└─ 카톡 대란급 헤비 → 쿼터 컷 이력 감안, Claude Code Max와
비용 비교 후 결정
Q4. 월 예산은?
├─ 2~3만원대 → Claude Pro($20)로 시작 + 사용량 관찰 후 증설
└─ 10만원 이상 → Claude Code Max($100~200). 지시 파일 원본은
AGENTS.md로 두고 CLAUDE.md는 symlink로 연결
트리에서 제일 중요한 갈림길은 Q1이다. 프로모션 가격에 익숙해지면 “나 Codex 없으면 안 되는데”라는 착각이 생기기 쉬운데, 지난 한 달 사용 내역을 열어보면 답이 나온다. 매일 돌린 게 에이전트인지, 사실은 챗이었는지.
Q2가 이 글의 핵심 주장이다. 도구를 먼저 고르고 자산을 끼워 맞추는 게 아니라, 자산의 무게중심이 도구를 고르게 해야 한다. AGENTS.md와 스킬 위주로 살아온 사람은 Antigravity로 가는 문이 넓고, 서브에이전트 팀을 정교하게 짜둔 사람은 Claude Code로 가는 문이 넓다. 반대로 가면 양쪽 다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된다.
Codex에서 Claude Code로: 이사 체크리스트
| Codex 자산 | Claude Code 목적지 | 난이도 |
|---|---|---|
| AGENTS.md | CLAUDE.md로 symlink 또는 @AGENTS.md import |
낮음 |
| 스킬 디렉터리 | .claude/skills/{이름}/SKILL.md |
낮음~중간 |
| 서브에이전트 md | .claude/agents/{이름}.md (frontmatter 조정) |
중간 |
| MCP 서버 설정 | .mcp.json 재작성 |
중간 |
| 샌드박스 프로필 | 훅 + 권한 설정으로 재설계 | 높음 |
포인트는 첫 줄이다. Claude Code가 AGENTS.md를 안 읽는다고 내용을 복사해 두 파일을 만들면, 한 달 뒤 두 매뉴얼이 서로 다른 소리를 하는 매장이 된다. ln -s AGENTS.md CLAUDE.md 한 줄로 원본은 하나만 유지하는 게 유지보수 기준으로 정답에 가깝다.
스킬은 SKILL.md 형식이 거의 호환되지만, frontmatter의 도구 지정(name, description, 허용 도구)은 도구별 문법 차이가 있어서 파일당 5~10분씩은 잡아야 한다. 40개면 한나절이다. 저는 이걸 주말에 몰아서 하다가 “이럴 거면 처음부터 표준 형식으로 쓸걸” 하는 후회를 스킬 12번째쯤에서 했다.
Codex에서 Antigravity로: 이사 체크리스트
| Codex 자산 | Antigravity 목적지 | 난이도 |
|---|---|---|
| AGENTS.md | 프로젝트 루트에 그대로 | 없음 |
| 스킬 디렉터리 | .agents/skills/{이름}/SKILL.md |
낮음 |
| 서브에이전트 md | 에이전트 매니저 워크플로로 재구성 | 높음 |
| MCP 서버 설정 | Antigravity MCP 설정으로 재등록 | 중간 |
지시 파일과 스킬만 보면 Antigravity가 가장 이사하기 쉬운 집이다. AGENTS.md는 손댈 게 없고, 스킬은 디렉터리 위치만 .agents/skills/로 옮기면 된다. Google 공식 codelab도 agents.md와 skills.md 조합으로 파이프라인을 짜는 구조를 안내하고 있어서, 표준 지향으로 자산을 쌓아온 사람에게는 문턱이 낮다.
대신 서브에이전트 개념이 다르다. Codex나 Claude Code의 “파일 하나가 직원 하나” 방식이 아니라 에이전트 매니저가 작업 단위로 에이전트를 굴리는 구조라, 정교한 팀 오케스트레이션을 파일로 짜둔 사람은 이 부분을 통째로 재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쿼터 이력이 있다. 이사 전 2주는 무료 티어로 내 실제 사용량이 하루 몇 회인지 세어보고 결정하는 걸 권한다.
그대로 안 옮겨지는 것들
어느 쪽으로 가든 포기해야 하는 짐이 있다. 첫째, 실행 계층이다. Codex의 커널 레벨 샌드박스 프로필, Claude Code의 훅 체인, Antigravity의 워크스페이스 정책은 서로 대응 개념이 없어서 1:1 번역이 안 된다. 보안·권한 설계는 이사할 때마다 새로 짜는 비용으로 잡아야 한다.
둘째, 세션 히스토리와 클라우드 작업 이력이다. 5개월 동안 Codex 클라우드에 쌓인 작업 기록과 대화 맥락은 파일로 들고 나올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필요한 결론은 지금, 이용권이 살아 있는 동안 마크다운으로 뽑아서 레포나 노트에 박아두자.
셋째, 손에 익은 리듬이다. 이건 파일로 못 옮긴다. 어떤 도구든 첫 2주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걸 기본값으로 잡고, 마감이 몰린 주에 이사하지 말자. 이삿날에 손님 초대하는 식당은 없다.
제 결론: 정착은 도구가 아니라 형식에 하는 것이다
이번 카카오 대란이 남긴 진짜 교훈은 “싸게 샀다”가 아니라고 본다. 90% 할인이 사흘 만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시장에서는, 어떤 요금제도 어떤 도구도 5개월 뒤를 약속하지 않는다. Codex는 프로모션이 끝나고, Antigravity는 쿼터를 갈아치우고, Claude Code는 표준 파일명을 아직 안 받아준다.
그래서 진짜 정착은 도구 선택이 아니라 자산의 도구 중립화다. 지시 파일의 원본은 AGENTS.md 하나로 두고 CLAUDE.md는 symlink로 잇는다. 스킬은 SKILL.md 표준 구조를 지켜 쓰고, 도구별 디렉터리 위치만 어댑터처럼 관리한다. 서브에이전트 정의는 역할·입출력·완료 기준 중심으로 써서 어느 런타임에서든 재조립할 수 있게 한다. 이 세 가지만 지켜두면 다음에 또 어디서 대란이 터지든, 이사가 아니라 주소 변경 신고 수준으로 끝난다. 그때는 2.9만원 이용권을 망설임 없이 5개 담아도 된다.
오늘 할 일은 하나다. 이용권이 며칠 남았는지 확인하고, 내 레포에서 AGENTS.md, 스킬 디렉터리, 에이전트 정의 파일 개수를 세어보자. 짐 목록이 나오면 위 결정 트리는 5분이면 탄다.
FAQ
Q. Plus로 내려가도 Codex는 계속 쓸 수 있나? 쓸 수 있다. 다만 Pro 대비 사용 한도가 크게 줄고, 한도 2배 프로모션도 2026년 5월 31일로 끝나서 체감 축소 폭이 더 크다. 하루 종일 에이전트를 돌리던 패턴이라면 Plus 한도로는 며칠 안에 벽을 만난다.
Q. 카카오톡에서 또 팔지 않을까? 기다렸다 사면 되지 않나? 카카오는 추가 판매 계획을 “미정”이라고 밝혔고, 5월에는 이용권 다량 보유자 환불 사태까지 있었다. 재판매를 전제로 워크플로를 세워두는 건 사업 계획을 복권에 거는 것과 같다. 오면 보너스, 안 와도 굴러가는 구조를 먼저 만들자.
Q. Claude Code로 가면 Codex에서 쓰던 MCP 서버는 버려야 하나? 서버 자체는 그대로 쓴다. MCP는 도구 공통 프로토콜이라 서버는 재사용하고, 연결 설정만 Claude Code의 .mcp.json 형식으로 다시 등록하면 된다. 서버당 몇 분 거리지만, 인증 토큰과 권한 범위는 이 기회에 한 번 재점검하는 걸 권한다.
Q. Antigravity 무료 티어로 간을 보려면 뭘 확인해야 하나? 2주 동안 두 가지만 세면 된다. 하루에 에이전트 요청을 몇 번 보내는지, 그리고 그중 쿼터 제한에 걸린 날이 며칠인지. 2026년 3월 개편 이후 무료 티어는 일 20회 수준이라, 여기서 자주 막히면 유료 플랜 비용까지 넣고 Claude Code와 다시 비교해야 한다.
Q. 에이전트·스킬이 아직 몇 개 없는데도 이 고민을 해야 하나? 지금이 오히려 기회다. 자산이 5개 미만일 때 AGENTS.md + 표준 SKILL.md 형식으로 시작하면 이 글의 고민 대부분이 남의 일이 된다. 짐이 없으면 이사는 산책이다.
참고 자료
- 한국경제: 30만원짜리가 2만9000원…깜짝 할인에 카톡 들썩였다 (2026-02)
- 뉴시스: 사흘 만에 완판 이끈 ‘카톡×챗GPT 프로’ 대란…추가 판매할까 (2026-02)
- 뉴스1: 29만원짜리 챗GPT프로가 2.9만원? 카카오 단독 할인 (2026-02)
- 파이낸셜뉴스: ‘챗GPT 프로 2만9천원 대란’ 다량 보유자 줄줄이 환불 (2026-05)
- OpenAI Codex 요금 안내
- Google Antigravity Skills 공식 codelab
- Claude Code AGENTS.md 지원 요청 이슈 #6235
- The Register: Antigravity 가격·쿼터 항의 (20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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